감자는 도시에서도 키울 수 있을까? 베란다 텃밭 실전 재배기

감자는 대표적인 구황작물이자,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채소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감자가 넓은 땅이 있어야 자라는 작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는 도시의 베란다나 옥상 같은 작은 공간에서도 충분히 감자를 재배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직접 감자를 키우고 수확한 경험을 통해

공간이 좁아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화분에서 감자를 키우는 방법과 실전에서 겪은 시행착오까지
도시 텃밭 운영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담았습니다.

 

1. 감자는 씨앗이 아닌 ‘씨감자’로 재배합니다

감자는 일반 씨앗으로 심지 않고,
‘씨감자’라는 작은 감자 덩이를 직접 흙에 심어 키웁니다.
마트에서 파는 감자가 아닌, 재배용으로 판매되는 무농약 씨감자를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3월부터 5월 사이에 씨감자 판매가 시작되며,
온라인 농자재몰이나 지역 농협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저는 크기가 너무 큰 씨감자는 2~3조각으로 잘라서 말린 후 심었습니다.
잘랐을 때는 단면을 하루 이상 말려 썩지 않게 건조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준비된 씨감자는 감자의 싹이 위로 가도록 흙에 심으면 됩니다.

 

 

2. 어떤 화분과 흙을 준비해야 할까?

감자는 덩이뿌리가 땅속에서 자라기 때문에,
화분은 깊이 30cm 이상, 넓이도 충분한 것이 좋습니다.
저는 대형 플라스틱 화분을 사용했고, 한 화분에 2개의 씨감자를 심었습니다.

흙은 배수성과 통기성이 좋은 배양토를 기본으로 사용했고,
마사토나 펄라이트를 2:1 비율로 섞어 배수층을 보강했습니다.
화분 바닥에는 자갈을 깔아 뿌리가 썩지 않도록 배수 처리를 했습니다.

감자는 흙의 양도 중요한데, 처음에는 절반만 흙을 채워 심고,
줄기가 자라면서 점차 흙을 위로 덮어주는 방식으로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이 과정을 ‘토양 흙 돋우기(흙목 덮기)’라고 하며,
감자 수확량을 늘리는 데 필수적인 작업입니다.

 

 

3. 햇빛과 물 주기 요령

감자는 햇빛을 많이 받는 환경을 좋아합니다.
하루 5시간 이상의 햇볕이 드는 베란다나 옥상이 적합합니다.
빛이 부족하면 잎만 자라고 감자가 잘 자라지 않습니다.

물은 초기에만 자주 주고,
줄기가 활착되면 흙이 마를 때만 충분히 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물을 너무 자주 줘서 뿌리썩음병을 겪었고,
그 후로는 항상 손으로 흙을 만져보고 말랐을 때만 주었습니다.

또한 잎이 너무 무성하면 질소 비료를 줄여야 하며,
감자 알이 맺히는 시기에는 칼륨 성분이 포함된 유기질 비료가 도움이 됩니다.

 

 

4. 감자는 언제 수확할 수 있을까?

감자는 보통 심은 지 90~110일 후 수확이 가능합니다.
잎이 노랗게 변하고, 줄기 끝이 마르면 수확 시기가 된 것입니다.
저는 3월 말에 심은 감자를 6월 말에 수확했습니다.

수확 시에는 화분을 뒤집거나, 흙을 손으로 살살 파내며 수확하는 것이 좋습니다.
작은 삽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감자가 다치지 않게 주의해야 합니다.

수확한 감자는 그늘에서 3~5일 정도 말려야 껍질이 단단해지고 보관성도 높아집니다.
이후에는 신문지에 싸서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수 주 동안 품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5. 실전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꿀팁

감자를 키우면서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은 물 주기와 빛 부족입니다.
저는 처음에 흙이 마르기 전에 계속 물을 주다가
감자 싹이 썩어버리는 실수를 했습니다.

또한 햇볕이 덜 드는 북향 베란다에서 키웠던 감자는
잎은 컸지만 감자는 거의 자라지 않았습니다.
빛과 통풍, 그리고 배수는 감자 재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팁은,
씨감자를 심은 후 흙을 너무 눌러담지 않는 것입니다.
감자는 땅속에서 부풀어야 하므로 흙이 너무 빽빽하면 성장이 어렵습니다.

 

 

결론

감자는 넓은 텃밭이 없더라도,
베란다나 옥상, 마당 한편의 화분에서도 충분히 키울 수 있는 작물입니다.
생육기간도 비교적 짧고, 관리 방법만 잘 지키면
초보자도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직접 키운 감자는 신선도와 맛 모두에서 마트 감자와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삶아서 먹거나, 오븐에 구워 먹었을 때
더 고소하고 달큰한 맛이 느껴졌습니다.

당신의 베란다에서도 지금 당장 씨감자 한 알로
도시 텃밭의 첫 감자 수확을 시작해보세요.